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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덩~하니 떠오른 달이 휘영청 밝다. 저 둥근 달만큼 일년 내내 풍요로움이 함께 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두손을 모은다.
ⓒ2003 임윤수
동녘하늘에 덩~하니 떠오르는 추석 대보름달을 보고 싶었다.
그러나 지리하게 내리는 비와 짙은 구름 때문에 볼 수가 없었다. 그러나 실망은 하지 않는다. 비록 눈에 보이는 둥근달은 보지 못해도 학수고대하던 그런 달은 이미 마음에 떠 있었다. 동요와 추억 속에 간직한 한가위 보름달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어둠 밝히며 마음의 바다에 풍요로움을 준다.
어릴적 부르던 노랫말처럼 '장대들고 망태 메고' 달 따러 갈 여유만 있다면 달은 마음속에 있을 수도 있다. 기원하는 마음을 싣고 풍요로움을 가져다 줄 한가위 보름달은 멀리 있지 않다. 작은 키에 꼬마가 흔들어 대는 장대에 걸릴 만큼 가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.
'일체유심조(一切唯心造)'란 말이 생각난다. ‘일체만법이 오직 이 한 마음에 있다’는 그런 의미라고 한다. 맑은 하늘에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떠올라도 그 풍요로움과 넉넉함을 마음에 담지 못한다면 그는 뜨지 않은 달과 뭐가 다르랴.
그러나 비록 오늘처럼 짙은 구름에 가려 눈에 보여야 할 둥근달을 보지 못해도 여유있는 마음에 달 하나 떠올리면 그것이 곳 덩~하니 떠오르는 추석 보름달이 될 것이다.
올 한 해 모든 것이 비 때문에 엉망인 듯하다.
농부가 흘려주는 땀을 먹고 짜랑짜랑한 햇살을 받아야 할 농작물이 비로 영 엉망이라고 한다. 푸성귀처럼 웃자라 모든 게 쭉정이고 썩은 상처뿐이라고 한다. 단맛은 간 데 없고 밋밋하다 못해 지린 맛조차 난다고 한다.
비 때문에 집이 무너지고, 논두렁과 밭두렁이 터져버리고, 개울가 나무들이 오간 데 없이 사라졌다.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오솔길도 끊어지고 모종하고 물주며 힘겹게 살려 놓은 고추도 모두 죽어버렸다.
고단한 하루지만 햇볕이 있어야 날품을 팔게 되는 공사장 인부들도 그놈의 비 때문에 나날을 공치고 있다.
풍년가 대신 농부들의 한숨이 농촌마을을 메우고 귀향의 설렘 대신 고향을 찾지 못하는 서러움이 공사판에 인부들 땀 대신 쌓이는 듯하다. 연일 내리는 비는 살맛조차 깡그리 씻어가려는 모양이다. 하늘이 부리는 심술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정치판 돌아가는 꼬락서니가 영 엉망이다.
당장 아이의 분유 값을 걱정하여야 하는데 억! 억 거리는 정치자금 놀이가 살 맛을 깡그리 앗아버린다고 한다.
이렇고 저런 일들이 근심과 한숨 되어 마음에 어둠을 드리우지만 모든 것 훌훌 털고 훤한 대보름달 하나 마음에 그려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.
마음의 달은 멀리 있지 않다. 장대 들고 망태 메고 달 따러가는 그런 마음만 있으면 남은 일년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줄 한가위 달이 마음에 떠오를 것이다.
▲ 어둠을 헤치고 달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.
ⓒ2003 임윤수
ⓒ2003 임윤수
ⓒ2003 임윤수
ⓒ2003 임윤수
/임윤수 기자 (zzz-daum@hanmail.net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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덧붙이는 글
사진의 달은 작년 추석(2002년 9월 21일) 해발 989m인 군자산에 떠 오르는 달을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486번지에서 찍은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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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렇게 달을 보니 참 예쁘군요... |
Hit : 10350 Date : 2003/09/13 05:1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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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2016,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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